2026 EXHIBITION
2026 EXHIBITION
아르케
기간
2026. 04. 22.(수) - 05. 06.(수) 10:00~18:00
장소
호랑가시나무 글라스폴리곤, 베이스폴리곤
작가
심은석
심은석은 전위적 언어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차원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그가 창조한 낯선 형상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이한 형태들, 인간과 동물이 뒤섞인 나체의 형상들, 그리고 인간의 살과 동물의 뼈가 결합된 비-인간적인 존재들은 단순한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이 존재들은 무의식 속에 은폐된 잔여가 아니라, 독자적인 세계에 머무는 실재로 제시된다. 이들은 의식과 무의식, 삶과 죽음의 경계, 아직 완결되지 않은 변신의 상태, 환각과 현실 사이의 모호함을 품고 있으며, 동시에 가시적 세계 저편에서 발현된 소외된 존재들이기도 하다. 이 존재들이 보여주는 엉뚱하면서도 낯익은 섬뜩함, 기묘한 공포, 괴이한 힘의 압박감은 자기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낯선 타자와 마주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그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사유의 결과물이다. 이는 자아의 실존과 심리적 원천을 더듬어가며, 존재의 근원을 향한 예술적 성찰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인간 중심의 경계와 위계를 해체하면서, 생명체들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형상들은 생명의 순환 과정 속에서 "안-아르케'(an-arche)적 존재를 드러낸다. 나아가 그로테스크한 리얼리즘과 카니발적 표현 방식을 통해 탈경계의 생명성을 탐색하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흐려진 유동적 존재들을 통해 모든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아르케의 의미에 관해 재 사유하게 한다.
적대적이고 낯선 비인간적인 존재들의 열려 있는 육체는 세계와 뒤섞여 있고, 동물과 사물의 질서와도 서로 얽혀 있다. 이를 통해 그의 작품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원을 응시하게 만들며, 오늘날의 존재론적 전환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글. 양초롱
"나는 신비적 체험이나 환상 문학의 서사를 통해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그 너머의 세계와 맞닿는 순간에 주목한다. 이러한 경험은 인간의 이성을 압도하는 누미노제(NUMINOSE)적 경외감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나의 작품은 언뜻 기괴하고 이질적인 그로테스크의 형상을 띠고 있으나, 이는 단지 표면적인 인상에 불과하다. 그 이면에는 질서와 평온이 깃든 숭고의 세계가 깊게 흐르고 있다."
- 작가 노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