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EXHIBITION
2025 EXHIBITION
시간의 결, 자연의 숨
기간
2025. 04. 03.(목) - 04. 29.(화) 10:00~18:00
장소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글라스폴리곤
작가
강남구, 정창이
우리는 자연 앞에 고요히 숨을 고른다. 바람이 불어오면 가지가 흔들리고, 계절이 흐르면 꽃이 피고 진다. 흐르는 바람 속에서, 손끝에 스치는 나무의 결 속에서, 돌멩이에 스며든 시간 속에서 자연은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연은 끊임없이 흐르면서도 그 안에 오래된 시간의 결을 품고 있다. 멈춰 있는 듯하지만 끝없이 흘러가고, 변하는 듯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머무름과 흐름이 공존하는 자연 속에서 우리는 삶의 이치를 배우고, 새로운 숨을 얻는다.
정창이 작가는 자연이 지닌 본질을 온전히 존중하며, 본연의 모습에 귀 기울인다. 돌, 나무, 철, 유리를 결합하면서도 그 물성이 가진 본질을 해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그의 작업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이며, 물성의 조화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강남구 작가는 자연이 품고 있는 시간의 흐름을 붙잡는다. 피고 지는 꽃,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라지고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순환 속에서 인간의 삶과 감정을 투영한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유동성과 덧없음을 담아내면서도, 찰나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서정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 흙이 품은 기억과 바람이 스쳐간 흔적을 따라, 우리는 자연 속에 스며든 인간의 삶을 발견하게 된다.
이 전시는 자연을 향한 두 개의 시선이 교차하는 자리이다. 변하지 않는 질서를, 끊임없이 변하는 흐름을 좆는다.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우러지며 균형을 이루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피고 지는 순간들이 펼쳐진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시선이 부조화를 이룰지라도, 그 모든 것은 자연의 한 호흡 안에서 이어진다.
우리는 자연의 결을 따라 흐르는 시간을 느끼고, 변화 속에서도 이어지는 생명의 숨결을 마주한다. 이곳에서 잠시 멈춰 선다. 그리고 아주 고요히, 다시 한 번 숨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