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EXHIBITION
2025 EXHIBITION
생태탕
기간
2025. 11. 26.(수) - 12. 09.(화) 10:00~18:00
장소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기획
김희주
작가
김다혜, 정원, 조은솔, Cindy Jang-Barlow
[전시 서문]
따뜻한 증기와 젖은 타일의 냄새가 뒤섞인 공간. 사람들이 오고 가며 남겨 놓은 온기가 벽을 따라 천천히 흐르고, 물 위에는 하루의 작은 흔적들이 잔잔히 떠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묵은 피로가 녹아내리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물은 말이 없지만, 조용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씻어낸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먼저 샤워를 한다. 법으로 정해진 일은 아니지만, 오래된 예의이자 약속이다. 하루의 흔적들이 물속에서 엉키지 않도록, 먼저 각자의 하루를 조용히 정돈하는 일종의 의례다.
세한 움직임조차 물결이 되어 내 몸에 닿는다. 나는 잠잠히 머물지만, 타인의 물살은 나를 흔들고 내 움직임 역시 누군가에게 전달된다. 그 파동 속에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을 감각한다.
이 단순한 경험은 우리가 살아가는 생태의 구조와 닮아 있다. 하나의 작은 흔들림이 전체에 파장을 만들고, 그 파동은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순환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생태탕]은 대중목욕탕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인간과 생태환경,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다시 사유하는 전시이다. ‘샤워 후 입탕’이라는 단순한 행위는 개인의 실천이 자신과 공동체, 더 나아가 생태계에 어떤 순환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대중목욕탕을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장소, 나아가 생태적 은유의 공간으로 확장한다. 참여 작가들은 목욕탕의 구조와 의미를 해체하고 각자의 언어로 해석한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포착한 몸과 공간, 시간의 흔들림을 통해 보이지 않는 관계망을 탐색하고, 그 안에서 인간과 자연,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다층적 감각으로 드러낸다.
[공간개입] 프로젝트는 공간의 기능과 의미를 전복하고, 그 안에 사회·환경적 질문을 교차시켜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시리즈다. 이번 전시는 그 첫 번째 장으로, 우리의 일상적 실천이 공동체와 생태 속에서 어떻게 순환하는지를 묻는다.
우리는 지금, 하나의 물결 속에 함께 잠겨 있다.